전공 내 마케팅, 디지털 영역에 있는 두 가지 과목이다.
오늘은 인사 과목을 쳤다.
음... 별 일 없으면 2학기에는 임관에만 집중할 생각이다.
아무튼 시험을 다 치고 교수님 얼굴을 보니 뭔가 좀 그랬다.
사실 얼굴 바뀐 점은 모르겠다.
그러나 1학년 2학기에 처음 만나고 졸업반 입장이 된 지금
교수님의 얼굴을 보니 얼굴은 변하지 않아도
기분은 이상했다.
시험을 다 끝내고 교수님은 "시험 끝" 이라는 말씀과 함께 끝을 내셨다.
학생들은 우루루 나갔고
순간 나는 이대로 교수님을 보낸다면
다시 인사할 수 없을 것이라 느꼈다.
그래서 교수님께 바로 가서 교수님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. 라고 인사했다.
돌아오는 대답은 그래 라는 대답 뿐...
하긴 우리 학과에 졸업하는 학생이 몇 명인데
그것도 몇 십년을 하신 교수님이 내가 뭐라고 알아봐주겠냐 라는 마음으로
에라 모르겠다 생각하고 질렀다.
"교수님!! 교수님과 OOO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경영학 수업 내 인사 수업 잘 들었습니다.
OOO교수님은 경영학원론을 알려준 시작을 함께 한 교수님이었고
인사부분의 마무리는 교수님이셨습니다.
마무리를 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다행이라 생각합니다.
그 동안 진짜 감사했습니다.
멋진 사회인으로 자라나겠습니다."
1분 정도 같이 걸으면서 한 말이다.
속이 후련했다.
정말 감사하고 좋아했던 교수님이니까
뭐 후회없이 돌아갈려고 할 때 교수님께서 날 보시더니
"자네도 수고많았고 난 자네 신입생 때 부터 기억이 나.
나한테 인터뷰하러 왔을 때 부터 내 수업 몇 번 들었는 것 까지 기억난다.
제일 앞 자리에서 열심히 들었고 열심히 했잖아.
그런 학생이 이젠 졸업을 앞두고 있네.
그동안 수고 많았어."
이 말은 진짜 ㅋㅋㅋ
진짜 직접 들어봐야 알 수 있는 말이다.
나도 참 모순적인 사람이다.
교수님이 날 몰라줬을 때는 서운했는데
알아주시니
'내가 뭐라고 그런 일들까지 기억해주시는 걸까' 라며
혼자 좋아했다.
울컥하기도 했고
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이 보람차고 좋은 일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.
좋은 쪽으로 기억된다니 더 좋았다.
사실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올라 올 때 교수님께
공부를 못 한다고 혼날까봐 걱정했는데
결과적으로 지금 그런 교수님은 아무도 없었고
하다 못 해
'너 1학년 때는 공부 못 하다가 지금 열심히 하네' 라는 말도 아닌
신입생 때 부터 기억나고 지금까지 열심히 수업 잘 듣고
수고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면
진짜 학교생활 잘 했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.
감수성이 풍부한가 보다.
글쓰면서 울컥했고
졸업반이 되면서 마음을 독하게 먹기도 했다.
'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다.
교수라는 사람도 고등학교 때 선생님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이겠지.'
라고 생각하려고 했다.
그러나 이번 학기에 본 교수님들은 모두 한 번 씩 나에게
"야!! 현우야!! 잘 지냈나!!"
"어? 야 나 너 알어. 잘 지냈어?"
"난 자네 신입생 때 부터 기억나"
놀랍게도 각자 다른 교수님들께서 하신 말씀이다.
대학에서 교수님께 이름이 기억되면
정말 좋은 학생이거나
정말 문제 학생이라고 한다.
뭐 웃자고 하는 말이겠지만
그게 오버랩되면서 기분이 이상해졌다.
나도 뭐 몇 년이 지나고 교수님들 눈에 안 보이면 잊혀질 것이다.
현재 이 순간에 기억되는 이 순간이 너무 좋고
내가 현재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 아닐까 생각한다.
아 학교생활 정말 열심히 했구나
너무 잘 했어
고생했어 나 자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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